일찍이 왜적을 무찌른 역사의 옛터에 화랑의 충혼이 다시 깃발되어 나부꼈으니
여기가 다부동 혈전의 현장이다
1950년 8월 붉은 이리떼의 침략을 받아 낙동강이 피로 물들고 유학산이 포연으로 뒤덮여
조국의 명운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국군 제1사단 장병들이 주동이 되어
미 제1기병사단 장병들과 함께
자유수호의 신념으로 뭉쳐 싸우기를 55일,
밀고 밀리기를 수십차례
마침내 아군이 북괴군 제3, 제13, 제15사단의 공세를 막아내고,
여기서 반격의 기틀을 잡아 기사회생 전기를 마련하였다.
우뚝한 야산에서 그 날의 함성이 남아 있고
도도한 저 강에는 그 날의 혈루가 남아있어
그때 이름 없이 산화한 호국의 넋을 여기에 새겨 길이 전하니
아! 뉘라서 이 비 앞에 옷깃 여미지 않으리오